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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감마 플립 — 같은 뉴스가 어떤 날은 눌리고 어떤 날은 증폭되는 이유

딜러가 왜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 어디서 뒤집히는지. 델타부터 시작합니다.

같은 크기의 뉴스인데, 어떤 날은 지수가 20포인트 출렁이다 제자리로 돌아오고 어떤 날은 그대로 뚫고 내려갑니다.

뉴스의 크기만 보면 설명이 안 됩니다. 그날 시장에 깔려 있던 옵션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처음부터 설명합니다. 옵션 그릭스를 모르셔도 따라오실 수 있게 델타부터 시작합니다.

1. 델타 — 옵션이 얼마나 따라 움직이는가

기초자산(예: S&P 500 지수)이 1포인트 오를 때, 그 옵션의 가격은 얼마나 오를까요. 그 비율이 델타입니다.

델타뜻
0.50지수가 1포인트 오르면 옵션은 0.5포인트 오릅니다
1.00지수와 거의 1:1로 움직입니다 (아주 깊은 내가격 콜)
0.05거의 안 움직입니다 (아주 먼 외가격)

콜옵션의 델타는 0 ~ +1, 풋옵션의 델타는 −1 ~ 0입니다. 풋은 지수가 오르면 값이 떨어지니 부호가 반대입니다.

델타는 "지수 몇 주(株)를 들고 있는 것과 같은가"로도 읽힙니다. 지수 옵션 1계약은 보통 100배수이므로, 델타 0.50짜리 콜 1계약은 대략 지수 50주를 보유한 것과 같은 방향 위험을 집니다.

2. 딜러는 방향에 걸지 않습니다

여기서 딜러(마켓메이커) 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옵션을 사고팔 때 반대편에 서 주는 참가자입니다.

이들의 사업은 방향을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호가 스프레드와 시간가치로 먹습니다. 그래서 옵션을 넘겨받은 순간 생긴 방향 위험을 바로 지웁니다.

앞의 예로 보겠습니다. 딜러가 델타 0.50짜리 콜 1계약을 사서 보유하게 됐다면, 이 딜러는 지수 50주만큼 오르면 버는 상태입니다. 방향에 걸린 겁니다. 그래서 딜러는 지수 50주에 해당하는 만큼을 공매도합니다. 이제 지수가 오르든 내리든 손익이 상쇄됩니다.

이것을 델타 중립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S&P 500 지수는 주식처럼 살 수 없으므로 지수 선물로 헤지합니다. 원리는 같습니다.

3. 감마 — 한 번 맞춰놓고 끝이 아닙니다

문제는 델타가 고정값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수가 오르면 그 콜은 점점 내가격이 되고, 델타가 0.50에서 0.60으로 커집니다. 지수가 내리면 0.40으로 작아집니다.

델타가 변하는 속도가 바로 감마입니다.

그래서 딜러는 헤지를 한 번 걸고 끝낼 수 없습니다. 지수가 움직일 때마다 다시 맞춰야 합니다. 이 반복 작업을 재헤지(dynamic hedging) 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시장 전체의 성격이 갈립니다.

4. 갈림길 — 딜러가 감마를 어느 쪽으로 들고 있는가

① 딜러가 감마를 롱으로 들고 있을 때 → 시장을 누릅니다

딜러가 델타 0.50 · 감마 0.10짜리 콜 1계약을 보유(롱) 한 경우입니다. 이미 지수 50주 상당을 공매도해 중립을 맞춰뒀습니다.

지수 움직임새 델타필요 헤지 포지션딜러의 행동
+1 포인트0.6060주 공매도10주 추가 매도
−1 포인트0.4040주 공매도10주 되사기(매수)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삽니다.

딜러가 지수의 움직임에 반대 방향으로 주문을 냅니다. 상승은 매도에 눌리고, 하락은 매수에 받쳐집니다. 시장이 좁은 범위에 갇히고, 뉴스가 나와도 튀었다가 되돌아옵니다.

② 딜러가 감마를 숏으로 들고 있을 때 → 시장을 밀어줍니다

이번엔 딜러가 풋 1계약을 매도(숏) 한 경우입니다. 숏 풋은 델타가 양수(+0.30이라 하겠습니다)이고 감마는 음수(−0.10)입니다. 딜러는 30주 상당을 공매도해 중립을 맞춰둔 상태입니다.

지수 움직임새 델타필요 헤지 포지션딜러의 행동
+1 포인트+0.2020주 공매도10주 되사기(매수)
−1 포인트+0.4040주 공매도10주 추가 매도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팝니다.

방금과 정반대입니다. 딜러가 지수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주문을 냅니다. 오르면 딜러가 따라 사서 더 올리고, 내리면 딜러가 따라 팔아 더 내립니다. 작은 충격이 큰 움직임으로 번집니다.

같은 딜러, 같은 규율(델타 중립)인데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정반대입니다. 딜러가 나빠서도 착해서도 아닙니다. 들고 있는 옵션의 부호가 다를 뿐입니다.

5. 시장 전체로 합치면 — GEX

지금까지는 옵션 1계약 이야기였습니다. 실제 시장에는 수만 개의 행사가와 만기가 깔려 있습니다.

행사가마다 감마 × 미결제약정을 곱해 전부 더한 값을 GEX(Gamma Exposure, 감마 노출) 라고 부릅니다. 2016년 SqueezeMetrics가 제시한 개념입니다.

  • GEX가 양수(+) → 시장 전체적으로 딜러가 롱 감마 → 억제
  • GEX가 음수(−) → 시장 전체적으로 딜러가 숏 감마 → 증폭

그리고 GEX는 지수 가격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지수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어떤 행사가가 등가격이 되는지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감마 플립 = 그 합이 0을 지나는 가격

지수가 어느 선 위에 있으면 GEX가 양수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음수가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 지점이 감마 플립(Gamma Flip) 입니다. 제로 감마 레벨이라고도 부릅니다.

딜러의 재헤지그날 시장의 성격
플립 위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억제 · 되돌림 — 범위가 좁고 뉴스가 흡수됩니다
플립 아래오르면 사고 내리면 판다증폭 · 추세 — 한 방향으로 길게 갑니다

같은 크기의 뉴스가 어떤 날은 눌리고 어떤 날은 증폭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6. ⚠️ 여기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것

GEX는 관측값이 아니라 추정값입니다.

딜러가 실제로 어떤 포지션을 들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행사가별 미결제약정뿐이고, 그게 딜러 쪽에서 롱인지 숏인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GEX 계산은 네 개의 가정 위에 서 있습니다. 원 백서가 밝힌 가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정무엇을 감수하는가
1모든 옵션 거래의 반대편에는 델타 헤지를 하는 참가자가 있다헤지하지 않는 반대편은 계산에서 빠집니다
2콜은 투자자가 팔고 딜러가 산다 (커버드콜·칼라 관행이 콜 시장을 주도한다는 근거)콜을 대량 매수하는 국면에서는 부호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3풋은 투자자가 사고 딜러가 판다 (보호적 풋 수요)풋을 대량 매도하는 국면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4딜러는 델타에 정확히 맞춰 헤지한다실제로는 헤지 밴드를 두고 띄엄띄엄 조정합니다

2번과 3번이 핵심이고, 동시에 가장 약한 고리입니다. 콜 미결제약정을 양의 감마로, 풋 미결제약정을 음의 감마로 계산하는 근거가 전부 여기서 나오는데, 이것은 관행에 대한 추론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 GEX가 +5B다"는 "딜러가 이만큼 롱 감마다"가 아니라 "위 가정이 맞다면 이만큼일 것이다" 입니다. 이 차이를 지우면 추정치가 사실로 둔갑합니다.

7.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쓰나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① 방향이 아니라 성격을 봅니다. 감마 플립은 "오른다/내린다"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오늘 움직임이 눌리는 날인가, 번지는 날인가" 를 말해줍니다. 방향 신호로 쓰면 맞을 이유가 없습니다.

② 종가 기준으로 봅니다. 장중에 플립을 몇 번 스쳐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딜러의 포지션 성격이 실제로 바뀌는 것은 그 선을 넘어간 채로 자리를 잡을 때입니다.

③ 숫자를 외우지 않습니다. 감마 플립은 매일 움직입니다. 만기가 하루 지나가고, 미결제약정이 바뀌고, 지수가 이동하면 어제의 플립은 오늘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어제 7,745였는데 오늘 7,785로 40포인트 올라와 있는 일이 흔합니다. 매일 다시 계산해야 하는 값입니다.

8. 아직 모르는 것

정직하게 남깁니다.

  • 감마 플립이 얼마나 잘 맞는지에 대한 공개된 검증 통계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개념의 출처인 백서는 GEX와 이후 실현변동성의 관계를 제시하지만, "플립 아래에서 추세가 난다"는 명제 자체를 대규모 표본으로 검증한 공개 자료는 제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 딜러 포지션은 여전히 미공개입니다. 6절의 가정이 깨지는 국면(예: 개인의 대규모 콜 매수)이 언제 얼마나 자주 오는지 저는 모릅니다.
  • 그래서 저는 이것을 매매 신호가 아니라 그날의 환경 설명으로만 씁니다.

※ 이 글은 딜러 헤지 메커니즘에 관한 설명이며, 특정 종목이나 매매의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실제 관측 기록은 날짜를 박아 따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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